안녕하세요. 돈 굴리는 남자입니다.
라면 가격 인상되면 농심 주가가 오르듯이 원유(우유) 가격이 오르면 우유 관련 주식도 오를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유 원유 가격 추이
국내 원유 가격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낙농진흥회는 이달 1일부터 우유 원유 가격을 리터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약 2.3%) 인상하였습니다. 이는 지난해 낙농가와 유업계가 참여한 원유가격조정협상위원회에서 원유 가격 연동제에 따라 결정한 사항입니다. 당초 지난해 8월 가격 인상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인상 시기가 미뤄진 것입니다.
모든 물가가 오르는 이 시점에 원유 가격이 올해 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같습니다.
우유 원유 가격 상승이 미치는 영향
우유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 우유 및 유가공 제품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곡물 및 채소가격 인상에 따라 음식점이 음식 판매 가격을 인상하듯 말입니다.
지난 2018년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을 4원 인상했을 당시 서울우유 협동조합은 우유 소매가격을 기존의 3.6%인 93원가량 인상했고, 남양유업은 4.5%인 116원을 인상했습니다.
우유 원유 대비 유업체의 판매 가격 상승이 큰 이유는 생산비, 인건비 상승분까지 고려되기 때문입니다.
일단 우유 가격을 올리면 몇 년간 판매 가격을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가격을 높게 올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독점시장에서는 우유 가격을 올리면 그대로 회사 매출 및 이익에 반영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유제품 시장을 살펴보면, 유제품 수입량(원유 환산 기준)은 2019년 대비 6% 증가한 244만 2천 톤으로 약 54.9%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원유 생상량은 208만 8천 톤으로 거의 예년 수준(205만 ~ 210만 톤)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유 자급률은 47.7%에 그쳐 꾸준히 하락 추세입니다.
우유 자급률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이유는 낙농 선진국들과의 FTA 체결에 따른 관세율 인하와 무관세 할당량 증가 그리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유제품 선호 욕구 등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결국 이런 상황 속에서 우유 가격을 인상시킨다면, 국내 우유 자급율이 더 낮아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우려가 있습니다.
우유 가격 인상 수혜주
1) 서울우유협동조합
: 서울우유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업계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경쟁사보다 우유 매출 의존도가 커서 학교급식 위축에 따른 타격을 입었지만, MZ세대를 겨냥한 가공유 다변화 전략이 성과를 거둔 효과입니다.
서울우유는 학교 급식 시장에서 점유율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유업체이며, 전체 매출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도가 70% 이상 됩니다.
서울우유의 대표 제품으로는 흰우유 '나100%', 서울우유 가공유, 아기전용 '앙팡', 발효유 '비요뜨, 요하임, 듀오안', 냉장주스 '아침에주스', 냉장커피 '스페셜티 카페라떼, 강릉커피', 반려동물 전용 '아이펫밀크' 등이 있습니다.
서울우유는 협동조합으로 주식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주식을 사고팔 수 없습니다.
즉, '주식회사'는 회사의 이익 창출을 추구한다면,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공동이익을 추구합니다.
또한, 주식회사는 보통 주식 1주에 1개의 의결권을 갖지만, 협동조합은 출자 금액에 상관없이 1인 1개의 의결권을 갖습니다.
결론적으로 개인투자를 하기 어려운 회사입니다.
2) 남양유업
: 남양유업은 국내 단체급식 우유시장에서 35%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유 소비 정체를 극복하고자 오랫동안 쌓아온 유가공 노하우와 영유아 전문 식품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발판 삼아 이유식 정기구독 서비스를 강화하고, 발효유를 앞세운 건강기능식품 진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의 대표 제품으로는 흰우유 '맛있는우유GT, 아인슈타인', 분유 'XO World Class, 아이엠마더', 발효유 '불가리스', 커피류 '프렌치카페, 루카스나인', 음료 '17차' 등이 있습니다.
남양유업의 우유와 분유류는 전체 매출의 약 70%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난해 3월 업계 처음으로 신선이유식 정기구독 서비스 '케이비(CareB)'를 선보였으며, 가입자 수는 2만여 명을 넘어서 꾸준히 증가 추세입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오너 리스크가 존재하는 회사입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상품 강매 사건으로 비도덕적인 기업으로 낙인찍혔으며, 이후 결혼 및 임신한 여직원에 대한 차별, 아인슈타인 우유 과대광고, 매일유업 제품 표절 소송, 경쟁사 제품을 허위 비방하는 글 작성 등 기업 이미지가 나빠질 대로 나빠진 기업입니다.
최근 남양유업 오너가에 대한 불매운동에 못 견디고 홍원식 전 회장을 비롯한 최대 주주가 경영권을 포함한 주식 지분 전체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 유한회사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었습니다.
그러나 2021년 7월 30일 예정되어 있는 임시 주주총회를 갑작스레 취소됩니다.
이 날 주주총회를 통해 남양유업 오너 일가가 가진 지분을 넘기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되어 있었고, 회의가 끝난 후 한앤컴퍼니와 지분 매각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이 안건을 빼버리고 주주 총회도 6주 뒤인 9월 14일로 연기해 버렸습니다.
남양유업은 오너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이상 믿고 함께 가기에는 너무 불안한 기업으로 생각됩니다.
3) 매일유업
: 매일유업은 학교 급식 시장 비중이 5% 내외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서울우유, 남양유업 같은 경쟁사들보다 코로나 영향을 덜 받았습니다.
매일우유는 급변하는 우유 소비 트렌드에 대응해 유기농과 락토프리(유당 제거) 등 차별화 마케팅을 더욱 강화했고, 단백질 근간의 성인영야식 시장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매일유업의 대표 제품으로는 흰우유 '매일우유, 소화가 잘되는 우유', 유기농 '상하목장', 분유 '앱솔루트 명작', 발효유 '매일 바이오', 커피류 '바리스타룰스' 등이 있습니다.
특히 '상하목장'은 국내 유기농 우유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1등 브랜드이며,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국내 락토프리 우유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8년 첫 선을 보인 성인영양식 브랜드 '셀렉스'도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상황입니다.
더불어 마시는 프로틴(단백질), 프로틴바, 프로틴 파우더를 중심으로 최근에는 이너뷰티(먹는 화장품)와 다이어트 등 상품군을 꾸준히 확장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4) 빙그레
: 빙그레는 국내 가공유와 발효유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회사입니다.
또한, 작년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아이스크림 시장 선두에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롯데제과, 롯데푸드)를 추격하는 모습입니다.
빙그레의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가공유와 발효유로 각각 25%, 1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빙그레는 인구 감소로 유가공 산업 전반에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관련 소비층을 세분화하고 상품을 다양화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빙그레 대표 제품으로는 가공유 '바나나우유', 발효유 '요플레, 닥터캡슐', 냉장커피 '아카페라', 주스 '따옴', 아이스크림 '투게더', 스낵 '꽃게랑' 등이 있습니다.
이상으로 우유 인상 관련 내용을 알아보았으며, 우유 가격 인상이 바로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된다는 직관적 생각은 잘못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국내 우유 시장에 수입산 유제품들이 많은 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투자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항상 신중하고 마음 편한 투자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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